반짝반짝 별가루 줍기

이 세상은 미친 여자를 만드는 거대한 공장이다

종이별 2021. 8. 28. 13:22

마감이 있는데 미쳐서 마감해야할 글은 안쓰고 덕질글을 써버렸다. 돈받고 쓰는 글도 아니니까 교정교열도 안하고 올려야지 히히힛. 교정교열 지옥에서 빠져나오고 싶다. 이 세상의 미친 여자들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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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상이 미친 여자에 관해서 아주 조금은 관대해진 것 같아서 나도 정병러들끼리만 나누던 정병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세상에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이것도 다 미친 여자들이 미친 여자들의 존재를 가시화하고 미친 여자들의 인권 향상을 도모하고 말하고 싸웠기 때문이겠지. 말하고 싸워온 미친 여자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건넨다. 나는 미친년인데 오늘은 내가 왜 미쳤는지에 대해 말하려면 34일이 걸리니까, 아무튼 오래 걸리니까 그 부분은 조금 축약해서 말해야 겠다. 오늘 나는 미도리라는 여성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미도리는 아마 전쟁 패망 후 일본에서 살았던 빈곤한 소녀이다. 미도리는 10살에서 13살 정도의 나이로 추정되며, 길거리에서 꽃을 팔며 병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는 소녀가장이다. 여느날처럼 꽃을 팔던 미도리는 이 거리는 위험한 남자들이 많다며 미도리가 파는 꽃을 다 사주고 집으로 돌아가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 남자는 필요할때는 언제든 연락하라며 자신의 명함을 미도리에게 건넨다. 이미 밤거리에서 만난 남자가 미도리에게 명함을 건넨 시점부터 이미 불길한 복선 확정이다. 남자 덕분에 꽃을 모두 판 미도리는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가는데, 이부자리에 누워있는 엄마에게 말을 걸어보아도 엄마가 대답이 없어 이불을 들춰보니 엄마의 몸 절반이 이미 쥐에 파먹힌 상태였다. 비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다루고 있는 옛날 문학에서도 아기나 집의 아픈 사람이 쥐에게 물리거나 파먹혔다는 서술을 종종 발견할 수 있는 것을 보면 과거 주거 취약계층에게 빈번하게 일어났던 주거 재난인 듯하다. 아마 그 시절엔 사회복지라는 개념자체가 확립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미도리는 갈 곳이 없었다. 혈혈단신의 고아가 된 미도리는 남자가 준 명함에 적힌 주소로 찾아간다. 그리고 미도리가 도착한 곳은 프릭쇼가 열리는 천막. 미도리는 프릭쇼의 천막 아래서 프릭쇼의 단원인 뱀을 먹는 헤비온나, 여장남자 카나분, 팔 없는 무치스테, 한쪽 눈을 잃은, 칼을 먹는 인간 펌프 아카자, 목이 90도 이상 꺾여있는 호이치, 팔다리가 없는 남자와 조우한다. 명함을 준 남성의 정체는 프릭쇼의 단장이었던 것이다. 프릭쇼 천막 안으로 들어온 미도리는 서커스 단원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미도리는 프릭쇼의 단장에게 유인되어와 프릭쇼의 신참이 된다. 어느 글에서는 왜 미도리가 서커스단에서 도망치지 않았는지, 미도리도 이상하다고 쓴 글을 보았는데 아마 그 글은 남자가 쓴 것이겠지. 그 시대의 여성들이 구할 수 있는 직업은 단 두가지였다. 성매매 여성이나 가정부(식모). 아니면 결혼. 그 시대를 살았던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었을 사실이다. 가정부를 고용할만한 경제력이 있는 집에서 출신도, 신원도 모르는 거리의 고아 여자아이를 가정부로 쓸리 만무하다. 결혼도 비슷하다. 설령 아주 운좋게 어느 집의 식모가 된다 해도 그 집에 남성이 있다면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여자가 밤의 거리에 있으면 위험해질 수도 있다. 이건 모든 여자들이 늦든, 빠르든 깨닫게 되는 사실이다.

 

내가 스무살일 때 버스 막차를 놓치고 집에 갈 돈이 없어 버스 정류장에 멍하니 앉아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 차 한대가 내 앞에 서더니 창문을 내리고는 말했다. ‘같이 드라이브를 가자고. 갈 곳이 없으면 우리 집에 가서 자라고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면 납치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편의점으로 도망을 갔다. 그런데 그 남자는 차를 길가에 세우고 편의점 안까지 따라 들어왔다. 오래 전 일이라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남자는 아가씨 때문에 주변에 남자들 어슬렁거리는거 안보이냐고 말했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남자 몇 명이 편의점 밖을 어슬렁거리며 서성이고 있었다. 그냥 지나가던 남자들일수도 있지만, 차타남 말에 나는 소름이 쫙 끼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 분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모르는 남자인데 따라와서 자기 차에 타고 가자고 한다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그 언니는 강한 어조로 가세요라고 그 남자에게 말했다. 남자는 언니와 언쟁을 벌이다 편의점 밖으로 나가 내가 편의점 밖으로 나오진 않는지 30여분을 더 서성거리다가 갔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언니는 밤이 샐 때까지 여기 있어도 된다며 의자를 내어주었다. 언니가 내어준 의자에 앉아 언니와 통성명을 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해가 떴다. 그 언니 덕에 그 밤에 무사할 수 있었다. 나는 수영장이랑 학교에서 성폭력을 겪었으니까 수영장과 학교만 조심하면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수영장과 학교 뿐만이 아니었다. 여자인 내가 조심해야 하는 장소는 밤거리, 대학, 공연장, 예술공간 그냥 세상 전부였다. 세상 모든 곳에서 성폭력이 일어났다. 그럼 여자가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려면 집에만 처박혀 있어야 하는건가? 그런데 성폭력 가해자가 함께 거주공간을 공유하는 가족이라면? 집에만 있어도, 집도 안전하지 않다면? 그러니까 이 세상 모든 공간은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미쳐버릴 것 같았고, 미쳐버렸다. 나는 대가리가 넹글 돌아버려서 성폭력 피해자의 자살 소식을 들으면 나도 죽고 싶어서, 죽고 싶은 마음을 참기 위해 커터칼로 팔을 긋는다. 죽음으로부터 멀어지려고 살기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죽으려 팔을 긋는다고 오해한다. 겨우 팔 긋는 걸로는 죽음의 발치에도 못간다. 정말 죽고 싶은거라면 목을 메거나, 20층 이상에서 뛰어내리는 명징한 방법을 쓰면 된다. 굳이 지리하게 팔을 그을 필요가 없다. 팔에서 피가 흐르면 슬픔도 조금 씻겨내려가는 것 같다.

 

아무튼 모든 시대의 여자들은 밤거리가 남자들 때문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된다. 미도리가 살았던 시기에 밤거리의 치안이 좋았을리 만무하다. 치안이 좋아져도 여성에게는 치안이라는 게 없는 세계인데 여성인권이 지금보다 열악했을 과거는 더 했을 것이다. 미도리가 프릭쇼를 탈출해서 거리로 도망쳐 나온다고 해도 성폭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배고프고 성폭력을 당하는 것과, 밥을 먹을 수 있고 성폭력을 당하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낫다고 당신은 가늠할 수 있는가. 그런 것을 가늠해야 하는 세계에 살아가는 사람의 심정을 아는가.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당사자에게 말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인간은 거대한 폭력 한가운데에 노출되면 몸과 정신이 얼어붙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안정적인 상태라면 내릴 수 있었던 이성적인판단도 내릴 수 없게 된다. 사람들은 학대나 폭력의 한가운데에 던져진 사람들의 상태를 자주 간과한다. 폭력의 외부를 생각할 수 없고, 상상할 수 없게 된다. 폭력으로부터 탈출해도, 또다른 폭력이 기다리는 세계로 이주하는 선택을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미도리는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13살이다. 그녀에게 인간들은 도대체 무얼 요구하고 있는 것인가? 다들 싹 다 죽어버리면 좋겠다.

 

미도리는 폭력의 한가운데에서 단원들의 옷을 빨래하고, 밥을 짓고, 청소하고, 프릭쇼 출연을 위한 훈련을 명목으로 닭의 시체와 뱀의 시체를 생으로 뜯어먹는 연습을 강요 받는다. 깃털이 붙어있는 닭의 목을 뜯어먹는 연습 중 미도리는 그대로 토해버리고 만다. 어쩌면 살아있는 뱀을 삼키는 여자인 헤비온나도 무수히 토하면서 살아있는 뱀을 삼키는 연습을 했을 것이다. 이 프릭쇼의 프릭들은 장애인을 비장애인의 구경거리로 만드는 비장애중심주의적 세계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그들이 죽인 동물들에게 가해자이고, 아동학대, 성폭력의 가해자이다. 그들은 폭력을 당하고, 폭력을 가한다. 이 세계는 미도리를 학대하거나, 미도리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학대하는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장남자인 카나분은 미도리가 프릭쇼 단원들 몰래 신사 마루 밑에서 키우고 있는 강아지들을 죽여 단원들의 저녁으로 차린다. 그리고 미도리가 개들을 잘 살찌웠다며, 잘했다며 칭찬한다. 그리고 카나분이 여자인 줄 알고 있었던 미도리에게 바바리맨처럼 자신의 성기를 보여주며 미도리에게 성적 괴롭힘을 행한다. 이곳에는 누구 하나 제정신인 인간이 없다. 다들 미쳐있다. 여남숙소를 분리하지 않고 한 천막 안에서 혼숙을 하는 서커스 단원들은 미도리가 보는 앞에서 난교를 하며, 남성 단원 중 한명인 무치스테가 미도리에게도 같이 난교를 하자고 말한다.(미도리는 13살이다...) 이때 헤비온나는 어린애는 내버려둬라고 하면서 미도리를 감싸준다. 이런 식으로 헤비온나는 미도리에게 폭력을 행하는 동시에 때때로 돌봄을 행하기도 한다. 헤비온나에게도 미도리 같은 시절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해도 헤비온나도 아동학대의 가해자이다. 겁에 질려 천막에서 도망치던 미도리는 카나분과 프릭쇼 단장이 성관계를 하고 있는 장면 또한 목격하게 된다.

 

어렸을 때 아빠가 나를 때릴 때도 집에서 도망쳐야 겠다는 생각을 도저히 해내지 못했다. 가족이라는 것은 훌륭한 정신병자 배양실이다. 그 안에서 비상식적인 폭력이 일어나도 거기서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물론 도망친 사람도 있겠지만, 거기서 도망치지 못한, 남아있는 사람들도 있다. 폭력의 한가운데가 집주소인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을 사람들이 생각해내면 좋겠다. 다음날 미도리는 다시 천막 안에서 빨래를 하고,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성적 학대를 견딘다. 그러던 어느날 서양마술사 원더 마사미츠가 프릭쇼에 영입된다. 마사미츠는 왜소증을 가진 장애인으로 서양마술을 부릴 줄 안다. 또한 환영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적자를 면치 못해 망해가던 프릭쇼는 마사미츠의 활약으로 대성황을 거두게 된다. 마사미츠는 미도리에게 마술로 꽃을 선물한다. 아마 그것은 미도리가 프릭쇼에 와서 처음으로 받은 상냥함과 따뜻함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랑으로 이어진다. 나는 미도리가 가고 싶어하는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고, 기댈 수 있는 여성을 만나거나, 여성이 아니어도 동년배의 괜찮은 남성을 만났으면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도 미도리를 학교에 보내주지 않고, 또래 여성이나 남성, 그 외 기타 등등을 만나거나 친구가 될 일도 그녀의 삶에서는 없다. 미도리를 20살도 훌쩍 차이가 나는 마사미츠와 사랑에 빠지게 한 세상이 존나 싫다. 다 때려 부수고 싶다. 그리고 여기서 정상적인 인물은 아무도 없고 마사미츠도 그렇다. 미도리를 성폭행했던 무치스테는 마사미츠가 등장하자 너를 전부터 사랑했다, 앞으로 괴롭히지 않을테니까 마사미츠말고 나를 만나라라고 미도리에게 말한다.(응 느개비) 그걸 모습을 목격한 마사미츠는 무치스테에게 환술을 걸어 진흙을 먹어 질식사하게 만든다.(와 정말 잘 죽었다! 오조오억번 죽자!) 그렇지만 마사미츠도 그 성별이다. 미도리를 영화 배우로 데뷔시키려고 찾아온 유명 영화제작사 사장을 쫓아내고, 영화제작사 사장이 미도리에게 준 명함을 뺏어 찢어버린다. 미도리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마사미츠가 갈기갈기 찢어놓은 명함을 퍼즐처럼 다시 맞춰놓지만, 마사미츠는 미도리가 맞춰놓은 명함을 빼앗어버린다. 이곳은 최선도, 보통도, 중간도 없고 그냥 다 쓰레기와 차악만 있다. 그녀에게 주어진 유일한 구원이자 탈출구가 좁은 감옥에서 더 넓은 감옥으로 옮기는 것 밖에는 없다. 감옥 바깥도 또다시 감옥인데. 이 스토리 자체가 마치 여성의 삶에 대한 거대한 은유 같다.

 

단원들은 무치스테가 스스로 진흙을 삼켜 죽은 줄 알고 마사미츠는 계속해서 프릭쇼 무대에 오른다. 마사미츠의 공연 도중 프릭쇼의 관객이 그를 향해 난쟁이라고 조롱을 한다. 여기서 장관이 펼쳐지는데 장애비하를 당한 마사미츠가 야마돌아서 환술로 비장애인인 프릭쇼 관객들을 모두 장애몸으로 비틀고 쥐어짜고 변형해버린다. 비장애인들의 몸에서, 비퀴어의 몸에서 눈알이 터져나오고, 내장이 폭죽처럼 터져 나온다. 마치 인간의 내장으로 하는 불꽃놀이 같다. 몸들이 휘어지고, 비틀어질 수 없는 방향으로 비틀어지고 흘러내리고 장기가 저글링 공처럼 이곳저곳으로 통통 튄다. 와하하 정말 재밌고 아름답다. 장애몸을 비웃은 너희들이 장애몸이 되어보니까 어때? 퀴어한 몸을 비웃은 너희들이 퀴어한 몸이 되어 보니까 어때? 프릭쇼 단원들은 이 아름다운 아수라를 보면서 유쾌상쾌 통쾌해한다. 너희들이 비웃고, 비하하고, 조롱하고, 구경거리 취급하고, 멸시한 몸이 되어보니까 어때? 아하하 고소하다. 마사미츠의 환영 폭주로 퀴어와 비퀴어의 경계가 폭력적으로 찢어지고, 부서진다. 몸들이 경계를 넘어 휘어지고, 비틀어지고, 흘러내리고, 넘실거린다. 이 순간이 내가 유일하게 작중에서 프릭쇼 단원들과 같은 감정을 느낀 순간이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환영이 끝나고 휘어지고 비틀어지고 흘러내린 사람들은 원래의 비장애몸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사건 이후 마사미츠는 프릭쇼를 그만두고 미도리와 여행을 떠나려 하고, 프릭쇼 단장도 더 이상 공연을 재개할 수 없다고 판단해 돈을 들고 날라버린다. 미도리를 지독하게 학대했던 프릭쇼 단원들이 마사미츠와 함께 떠나는 미도리를 축복해준다. 마치 정상가족처럼 단란하고 화목한 미소와 목소리로 안녕, 행복해라고 말한다. 헤비온나도 미도리에게 오늘 무척 귀엽구나라고 말해준다. 학대한 자와 학대당한 자의 이별같지 않다. 미도리도 프릭쇼 천막을 떠나며 다음에 언젠가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다들 제정신이 아니군.

 

그리고 나도 제정신이 아닌 말들을 많이 한다. 나를 때렸는데 이제는 병에 걸려 죽어가는 아빠에게 건강하라고, 오래 살라고 모순적인 말을 한다. 어 왜 가족이나 동거인 같은 것들에게는 폭력을 당해도 상냥함을 건네줄 수 있을까? 이것이 정상가족 신화인가? 헤어지는 이별의 순간에서야 서로에게 다정해지다니 평소에도 그랬으면 미도리도 조금은 괜찮았을텐데. 떠나는 버스에 오르기 전에 마사미츠는 간식거리를 사온다며 마을로 향한다. 그리고 짠! 마사미츠는 이 세상에서 없어졌습니다! 시발 장난하냐.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주라. 결말이 너무 좆같아서 자해 말리잖아. 미도리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마사미츠를 찾아서 구두가 벗겨질 때까지 달리고, 발바닥이 벗겨질 때까지 미친년처럼 달린다. 근데 당신과 더는 만날 수 없대(あなたにわもおえない) 이게 나라냐. 억장 와르르 멘션이다. 이제 미도리가 갈 수 있는 곳은 다른 프릭쇼 서커스단을 찾아가거나, 유곽에 가거나, 노숙인이 되거나, 자살하는 것 말고 그 시대 상에서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까지 미도리의 삶도 이미 충분히 비참하고 불행했는데 불행 뒤에 더 큰 불행이 있고, 비참 뒤에 더 큰 비참이 있고, 절망 뒤에 더 큰 절망이 있다. 너무나 완벽하게 여자당한 삶이라 말을 이을 수가 없다. 미도리가 어떤 식으로 살아남더라도 평생 정신병자로 살아갈 것이다. 이 세상은 미친 여자를 만드는 공장 같은거야. 현대 사회가 나아졌다기에는 이 세상에 미친 여자가 너무 많은 것 같다. 가족과 같은 가해자에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따뜻함과 미적지근한 온도의 상냥함을 건네는 미친 여자들을 이해해보세요. 미친 여자가 살면서 단 한번도 받지 못한 사랑을 건네고 같이 정신병의 수렁에 빠져보세요. 페미니즘 먹어서 망한 인생 정신질환인 인권 더 말아 먹어서 더 망해보세요. 생각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미친 여자는 사랑이다.

 

 

この何時かきたいつまでもわらない

이 길은 언젠가 왔던 길 언제까지도 끝나지 않는 길

 

いけどもいけどもやみばかり

가도 가도 어둠뿐

 

人間のままでいたいから

인간인 채로 있고 싶으니까

 

をぬいだのにろをずにったのに

붉은 구두를 벗고서 뒤를 돌아보지 않고 달렸었는데

 

やわたのやぶしらず小道じゃなかった

한번 들어가면 나갈 곳을 모르게 되는 꿈의 샛길이 아니었어

 

この何時かきたあの何時かきた

이 길도 언젠가 왔던 길 그 길도 언젠가 왔던 길

 

あなたにわもおえない

당신과 더는 만날 수 없어

 

- のリボン 미아의 리본-